1분기 매출 18조8057억·영업익 1조5178억…12년 만에 최고
가격 인하·제품군 강화 등 공격적 마케팅…홈코노미 수요 흡수
만년 적자 스마트폰 정리…전장 효과로 올해 수익 최대치 전망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제품군 (사진=LG전자)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 제품군 (사진=LG전자)

LG전자가 2년 연속 영업이익 3조의 신호탄을 쐈다. 12년 만에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치를 경신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펜트업) 효과를 누린 결과다. 집에서 업무와 수업, 여가를 헤결하는 ‘재택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가전·TV 등을 보다 취향과 목적에 맞게 바꾸려는 소비가 이어졌다. 특히 살균·위생 기능이 탑재된 가전에 대한 관심이 지속됐다. 덕분에 오브제컬렉션과 같은 프리미엄 가전의 비중이 늘고 의류관리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 신가전 판매량이 늘면서 전체 수익성을 견인했다. 

LG전자로서 실적보다 흐뭇한 것은 체질 개선의 효과가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LG전자는 가전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주력해왔다. 스마트폰 사업이 2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성장세를 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기지개를 편 전장, IT 교체 수요로 수익성이 늘어난 기업간 거래(B2B) 등 가전 외 사업부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어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LG전자는 7일 연결 기준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7.7%, 39.2% 늘면서 역대급 기록을 경신했다. 매출은 분기 매출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18조7808억원)를 웃돌았고, 영업이익도 2009년 2분기(1조2438억원) 이후 신기록을 다시 썼다. 이에 시장의 전망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시장 전망 평균치는 매출 17조8601억원, 영업이익 1조2026억원이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약간 줄고 영업이익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이러한 예상을 뒤집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함께 끌어올린 배경에는 LG전자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매출이 늘어난 데 대응해 프리미엄 제품을 대폭 강화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매출은 감소한 반면, 북미와 유럽에서 매출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은 1.8% 감소한 21조8772억원을 기록한 반면, 북미는 9.8% 증가한 15조8835억원, 유럽은 8.6% 늘어난 9조4279억원을 달성했다. 북미에서는 H&A에서만 1조원 가까이 늘었고, 유럽에서도 H&A과 HE 사업부 매출이 각각 17.2%, 10.5% 증가했다. 

구매력이 높은 선진시장에서의 홈코노미 수요가 증가하자,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라인업을 확대했다. 공간 인테리어 가전 오브제컬렉션에 올해 에어컨과 정수기를 추가, 총 13종을 갖췄고 대용량 제품을 선보였다. TV 역시 지난달 올레드 에보를 비롯해 18개의 OLED 모델을 시장에 선보였다. 건조기·의류관리기에는 반려동물 가구를 겨냥해 펫 케어 기능을 도입했고, 식기세척기·공기청정기의 살균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공기청정기·식기세척기·의류관리기 등 신가전의 인기 속에 오브제컬렉션의 판매 비중이 늘면서 수익성이 증대됐다. 이와 관련, 지난 2월 가전 구매자 중 절반이 오브제컬렉션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6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 역시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2021년형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2021년형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TV 사업을 총괄하는 HE 사업본부 또한 OLED TV에 무게중심을 옮긴 덕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70인치 이상 초대형 모델도 국내 기준으로 7개에서 11개로 늘렸고, 48인치부터 83인치까지 제품을 다각화했다. 반면 가격은 20% 낮춰 점유율을 늘려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은 112만대로 전망되는데, 이 중 LG전자의 올레드 TV는 약 68%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올레드 TV 판매량이 2배 가량 늘면서 HE 사업본부의 매출은 30% 가량 늘었다. 

여기에 전체 TV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LCD(액정표시장치) TV의 경우, 나노셀 TV와 같은 프리미엄 LCD TV를 내세워 수익성 개선에 주력했다. 이에 4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TV 매출은 북미, 유럽에서 판매 호조로 전년 동기 대비 32.9% 늘어날 전망”이라며 “원가 상승(패널가 상승)에도 수익성 좋은 OLED TV 비중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9%로 양호하고 가전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룹 차원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키우는 전장(VS) 사업본부도 기대에 부응한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 업계의 수요 회복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고 적자는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9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600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기업간 거래와 IT 솔루션을 담당하는 BS 사업본부는 비대면 문화 확산, 새학기 IT 신규·교체 수요가 발생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당초 예상했던 1000억원을 돌파, 최종적으로 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MC 사업본부는 끝내 적자 탈출에 실패했다. LG전자는 해외 시장을 겨냥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막판까지 적자 규모를 줄이려 노력했지만, 연초부터 사업 중단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구매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1분기에도 30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하며 24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 적자가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LG전자와 마그나는 오는 7월경 합작법인을 공식 출범시키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공략에 나선다. 사진은 전기차 파워트레인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와 마그나는 오는 7월경 합작법인을 공식 출범시키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공략에 나선다. 사진은 전기차 파워트레인 이미지. (사진=LG전자)

한편, LG전자는 향후 ‘질적 성장’을 목표로 가전, 전장, BS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경쟁력이 있는 가전과 TV는 플랫폼·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고, IoT(사물인터넷)과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추진한다. BS는 교육·기업 등에 맞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이고, 친환경 기조에 대응해 태양광 관련 제품 경쟁력을 높인다. 전장은 7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판 삼아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차량용 헤드램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와 함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사업 영역에 AI(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핵심 기술을 광범위하게 접목해 로봇, 커넥티드카와 같은 신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체질 개선 효과는 2분기에는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여겨진다. MC 사업본부 정리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완연해질 것으로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물량, 제품 믹스 모두 부진하고 제품 개발을 통한 시장 확대 및 ASP(평균판매가격) 개선은 어려운 시점”이라며 “사업부 철수만으로도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적자에서는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전장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올해 영업이익 4조원도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감지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 중심의 홈코노미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자동차부품이 전기차부품 위주의 체질 개선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연간 1조400억원의 예상 손실이 제거돼 MC사업부를 제외한 연결 영업이익은 4조8029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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