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현 이익 은닉 차단 위한 지급정지 도입 논의

금융위원회. [사진=뉴시스]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시세조종 혐의자가 미실현 이익을 은닉하거나 출금하지 못하도록 계좌를 조기에 동결하는 ‘지급정지’ 제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주가조작 사건에서 이미 시행된 제도를 가상자산 시장에도 적용해 불공정거래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가상자산 시세조종 혐의자에 대한 고발 조치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급정지 제도 도입 필요성을 논의했다.

지급정지는 계좌의 출금·이체·결제 등 자금 유출을 제한하는 조치로, 범죄수익의 사전 은닉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회의에서는 가상자산 시세조종으로 발생한 부당이득을 추징·몰수하기까지 법원의 영장 발부 등 절차가 필요해 그 사이 재산 은닉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혐의자들이 선매수와 반복 매매, 고가 매수 등을 통해 차익을 얻은 뒤 이를 개인 지갑 등으로 옮길 경우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이에 위원들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주가조작 혐의 계좌 지급정지 사례를 언급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자산가 연합의 대규모 주가조작 사건에서 다수 계좌를 동결해 미실현 이익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조치했고, 이는 불공정거래 억제에 강력한 신호를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원들은 “지급정지는 추징보전 이전 단계에서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가상자산 2단계 법안에 자본시장법의 관련 장치를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을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가상자산은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면 은닉이 쉬운 만큼, 거래소뿐 아니라 금융회사로의 출금까지 함께 차단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자금 흐름이 빠르고 은닉이 쉬워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지급정지 제도가 도입되면 시세조종으로 얻은 이익의 신속한 차단과 사후 환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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