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2년 세계 경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미 중의 갈등이 낳을 새로운 충격을 걱정하는 쪽과 인플레이션의 조기 수습에 따른 경기 활성화를 기대하는 양론으로 크게 갈린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낙관 ̛ 비관과 관계없이 큰 흐름은 메타버스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경제’가 더욱 심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실 세계와 다름없는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통용되는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코로나 감염병 확산에 따른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가상자산을 창출하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의 대체불가 코인(NFT)발매 추진에 따른 팬클럽인 아미들의 반발이 주목을 받는 것 역시 가상경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일단으로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은 비트코인으로 널리 알려진 암호화폐이다. 인기 그룹인 BTS의 메타버스 공연을 새로운 형태의 상품으로 만든 NFT나 명품을 대체 불가능한 토큰으로 상품화한 것 역시 가상자산의 한 유형이다. 가상경제가 활성화될수록 이런 유의 상품 역시 다양해지게 마련이다. 문제는 빠르게 확산되는 메타버스와 가상자산에 대한 현실적 법규제가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데 있다. 가상경제와 가상자산 문제는 기존의 온라인 게임과는 차원이 다르다. 따라서 이를 규제 또는 통제할 수단을 적기에 마련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를 양산할 위험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현금없는 사회, 국가통제력 약화
기업 신용자료등 테크기업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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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등 법정 가상화폐 발행 전향적
은화 지폐 이어 또 한번 화폐혁명이
가상자산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3년 그리스 금융위기 유탄을 맞아 부도 위기에 몰린 조세피난처 키프로스를 돕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중앙은행이 내건 조건—은행예금에 대해 약 10% 과세 요구에서 비롯되었다.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세계 가국 부유층의 돈이 키프로스에 몰려 있었다. 특히 당시 키프로스 예금의 약 30%가 러시아 자금이었다. 이때 자금 이동에 효과적으로 이용된 것이 인터넷이었으며 그 이후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것이 가상자산이다. 민간 차원에서 개발된 가상화폐는 손쉽게 그리고 비밀리에 이동이 가능한 툴로 각광을 받은 것이다. 문제는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따른 신용카드 보급으로 많은 국가가 이른바 ‘현금 없는 거래’가 유통의 주류를 이룬데 있다. 현금 없는 거래와 가상화폐의 보급은 지금까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식’ 금융체제를 흔들기에 이른 것이다. 은행을 거치지 않고도 얼마든지 금융거래가 가능한 시대를 맞았으며 그 중심에는 데이터 경제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각국 중앙은행의 경계감이 높아진 것은 당연한 결론이며 따라서 가상경제의 진전은 통화의 미래를 묻는 심각한 변곡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작년 8월 삼성 폰에 디지털 원화를 담아 유통 시키려는 계획을 통해 중앙은행 가상통화(CBDC)에 전향적 입장을 밝힌 이유이기도 하다. 군소 국가 한두 곳을 제외하면 중앙은행의 가상통화 발행에 가장 적극인 나라는 중국이다. 신용카드 이용자가 10억 명이 넘는 현실에서 중국 당국으로서는 전자결재 데이터와 함께 기업 신용정보와 개인의 행동 이력을 카드사가 흡수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중국뿐만 아니다. ‘현금 없는 사회’의 진전으로 지금 세계는 거대 테크 금융기업과 국가가 금융주도권을 둘러싸고 맞서는 상황이 조성된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유럽 중앙은행을 비롯하여 국제결제은행(BIS)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이 중심이 되어 기존 금융시스템과 조화를 염두에 둔 중앙은행 가상통화(CBDC) 운용 설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고대 로마가 법정 통화인 은화의 법정 은함량을 지키지 못한 탓에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으로 마침내 국가의 막을 내린 데서 볼 수 있듯이 통화는 국가 의 명운을 좌우하는 힘이 있다. 민간주도로 창출된 가상통화에 각국 중앙은행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다. 법정 통화의 디지털화는 인류에게 ‘제3의 통화 혁명’을 촉구하고 있는 셈이다. <gt2120@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