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주주총회 앞두고 박찬구·박철완 대립 격화
캐스팅 보트 쥔 국민연금, 박찬구 손 들어줘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둘러싼 ‘조카의 난’이 마침표를 찍는다. 오는 26일 금호석화 정기주주총회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앞두고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대립은 격화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정관 일부 변경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황이석, 이병남) △사내이사 선임(백종훈, 박철완) △사외이사 3명 선임(최도성, 이정미, 박순애, 민준기, 조용범, 최정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최도성, 민준기)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다룬다.

조카의 난은 박 상무가 홀로서기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1월 29일 그는 공시를 통해 기존 대표 보고자(박찬구 회장)와의 지분 공동 보유와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사측에 밝혔다. 이와 함께 금호석화 측에 배당 확대와 이사 교체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발송했다.

박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박찬구 회장 일가의 특수관계인으로 묶여있다. 금호석화에서는 박 회장(6.7%),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7.2%)와 함께 금호석화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특수관계인은 친족관계 등을 의미하며 관련 규정에서는 대기업이 친인척을 이용해 편법으로 그룹 확장 혹은 사익 챙기기를 막고 있다. 박 상무가 특수관계인의 해소를 통해 개별주주로 금호석화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박 상무는 공시 통보 후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10년 넘게 회사에 몸담으며 고민한 끝에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개미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보통주는 1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우선주는 1550원에서 1만1100원으로 배당을 약 7배 가량 늘리는 파격적인 배당안을 제안했으며 홈페이지를 개설해 주주들과의 소통에도 나섰다.

박 상무는 “현 이사회가 더 이상 기업가치를 훼손치 못하게 막아야할 책임이 있다”며 “금호석화의 오너경영 체제를 탈피해 선진적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동료 주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 측은 노조라는 지원군을 얻었다. 금호석화의 계열사 소속인 6개 노조가 박 상무에게 비판을 가했다.

금호미쓰이화학과 금호폴리켐 노조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아전인수격으로 금호석화를 통째로 삼키려 한다”며 “계열사 상장과 같이 겉만 번지르르한 말을 도의적으로 논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되돌아볼 것”이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박 상무가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그룹에서 물러났을 때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멀쩡한 금호미쓰이화학을 경쟁사에 매각하려 했으며 실사까지 시도했다는 주장이다.

또한 “박 상무는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금호폴리켐의 주요 자산까지 매각을 계획해 자신들의 배만 불리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화학 2개사 노동조합도 금호석화 노동조합과 함께 박 상무의 경영권 장악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수·울산수지·울산고무공장 등 금호석화 3개 노조와 금호피앤비화학 노조도 “코로나19 시대에 사상 유례 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건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꾸준한 증설을 통해 회사의 경쟁력과 가치를 높인 현 경영진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박 회장 편에 섰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지 않고 사측에 임금, 단체 협약 관련 사항을 전부 위임해 박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오현우 금호미쓰이화학 노조위원장은 “우리 노동조합은 당장의 이익보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의 미래를 우선으로 생각하여 이번 위임을 결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에 이어 그룹의 다른 노조까지 회사에 대한 믿음을 보여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우리 그룹만의 상호협력적인 노사 관계를 이어나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편, 금호석화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금호석화 주주총회 이사회 안에 ‘찬성’ 의견을 내기로 결정하며, 사측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 안건 중 이익 배당을 비롯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에서 박찬구 회장 측인 이사회 안건에 찬성하고 박철완 상무 측이 제시한 ‘주주제안’에는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경영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의견에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금호석화 지분은 8.25%로, 소액주주 중 표심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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