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금속노조,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삼성백혈병충남대책위원회는 고 윤슬기씨가 삼성전자 LCD 천안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사망한 것과 관련, “삼성은 유족들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과거 작업환경과 질병 피해자들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공동 성명을 통해 “올해만 벌써 삼성전자의 젊은 여성노동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십여년 전의 작업환경이 왜 영업비밀인가”라고 반문하며 “그동안 삼성은 영업기밀이라는 핑계로 화학물질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작업환경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감춘 채 '작업환경은 완벽했다', '직업병은 없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해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인의 사망으로 삼성 직업병 제보자들 중 56번째 죽음을 맞은 것”이라며 “삼성은 더 이상의 무책임과 기만을 중단하고 고인과 유족에게 최소한의 조의와 사과를 표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고인과 같이 중한 질환에 걸려 퇴사한 노동자들이 얼마나 되는지 삼성은 투명하게 밝혀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2012년 1월,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서 '고 이은주'씨가 25세의 나이에 '난소암'을 얻어 12년을 투병하다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어 3월에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에서 '고 김도은'씨가 30대 초반에 '유방암'을 진단받고 6년을 투병하다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5월7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사업장에서 '고 이윤정'씨가 서른 둘의 나이에 '악성 뇌종양'을 진단받고 2년간의 투병 끝에 사망했다.


이번에 사망한 고 윤슬기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99년 6월,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화학물질을 바른 엘시디(LCD) 패널(PANEL)을 자르는 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한지 겨우 5~6개월만에 중증 재생불량성빈혈을 진단받고 13년간 수혈에 의지에 살아오다 결국 2012년 6월 2일 장출혈과 패출혈이라는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숨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이들 시민단체는 “정부는 고인의 질병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병에 걸린 이유를 노동자가 입증하지 못하여 산재보험청구에 불승인을 당한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들이 20여명이나 된다. 이는 매우 억울한 일”이라며 “십년도 지난 과거의 작업환경에 대해 이미 숨진 노동자가, 무엇 때문에 이병에 걸렸는지를 어떻게 입증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군다나 삼성은 기업의 영업기밀을 주장하며 화학물질 리스트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노동자의 신속한 치료와 아픈 노동자 혹은 유족의 생존권을 위해 존재하는 공적보험인 산재보험제도의 취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업무와 질병간의 개연성이 드러나면 폭넓게 산재를 인정해주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지난 2월,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 혈액암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공정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어 노출될 수 있다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를 고용노동부가 발표했고,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김지숙씨의 산재신청이 승인 처분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특히 “반도체 전자산업노동자들이 삼성에서만 56명이 죽고, 하이닉스, 매그나칩 반도체 및 하청 전자업체의 노동자 죽음까지 포함하면 최소 63명의 죽음이 확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음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고인과 같은 죽음이 재발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반올림과 민주노총을 비롯해 노동시민사회 운동단체들에 따르면 지난 2월 고용노동부는 반도체 사업장에서 벤젠 등 발암물질 발생이 확인된 만큼 발암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한 물질로의 대체, 노동자 건강보호대책 마련 등의 시정조치를 내릴 '예정'이라고만 했을 뿐, 그 뒤 어떠한 시정조치 명령을 반도체 사업주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점검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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