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경제단체 부회장 자리를 고위 관료 출신들이 차지하면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내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관료 출신들로 인해서, 경제단체들이 정부 눈치를 봐야한다는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고용노동부 출신의 송영중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석좌교수가 경총 상임부회장으로 선임되면서 경제 5단체의 부회장 자리는 전직 관료들이 장악한 상황이 됐다. 경제단체의 경우 회장이 비상근이고, 상근부회장이 실질적인 대?내외 업무를 총괄하는 운영시스템으로 돌아간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자리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관료들이 차지했으며, 중소기업중앙회 역시도 공정거래위원회 출신 상근부회장이 들어갔다. 특히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의 경우 30년 넘게 경제부처에 몸담으면서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더욱이 부회장은 선임된 지 두 달 만에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경총은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해 각종 노사 관련 기구에 경제계 대표로서 참여하는 유일한 사용자 단체로서,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 노사관계 이슈와 관련해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경총에 노동계 입장을 대변하는 고용노동부 출신 관료 출신 송 부회장은 알맞지 않은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총 상임부회장 자리마저 관료 출신이 차지하면서 재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이 사실상 무력화 된 상황이고, 이 가운데서 경총마저 관료 출신 인사들로 채워질 경우 재계 목소리를 내기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재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대한상의와 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은 산업부 실장급 이상이 왔지만 중소기업중앙회와 경총, 전경련은 민간 출신이 일반적이었다. 경제5단체 부회장을 관료 출신이 장악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고용부 출신 경총 부회장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단체는 기본적으로 회원사인 기업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친정부 성향 관료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