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한 이른바 ‘문재인 케어’를 두고 정책을 추진 중인 건강보험공단과 일부 의사단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의사단체, 문 케어 저지 움직임…정부 고강도 압박 지속
건보공단 노조의 ‘일부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 주장에 의사단체들은 ‘보건의료체제 붕괴 우려’로 맞받아치고 있는 양상이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건보공단 노조와 대한의사협회가 같은 날 집회를 열고 ‘文 케어’ 관련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며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일부 한국 의사들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에 반대하며 ‘文 케어’ 저지를 위한 대정부 투쟁까지 예고한 상태다.
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의료계 의견을 묵살한 문재인 케어는 보건의료체계의 파국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사들의 ‘文 케어 저지’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진행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부터다.
하지만 이후 보건당국과 대한의협, 대한병원협회 등 실무진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정부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보건복지부가 의사단체와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일부 초음파 예비급여 관련 본인부담률 고시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일시적 정책가산금이 아닌 수가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란 점을 강조했다. 문 케어가 전면 시행될 경우 건보료 인상은 물론, 국민 혈세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다.
건보공단 노조, “일부 의사들 밥그릇 싸움…모럴헤저드”
반면,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국민건강보험일산병원노동조합은 같은 날 피켓 시위에 나섰고 “일부 의사단체의 문재인 케어 저지 총력 장외집회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건보공단 노조는 캐나다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 일부 의사들의 ‘모럴헤저드’를 지적했다.
이들은 “캐나다 퀘백주 의사들은 ‘우리는 이미 돈을 많이 벌고 있다. 우리의 임금을 올리지 말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간호사와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청원운동을 진행 중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건보공단 노조는 이날 맞불 집회에서 ‘국민-의사 모두가 잘 사는 나라’ ‘국민 여망 외면하는 의사단체는 각성하라’ 등의 플래카드를 통해 의사단체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들 노조는 “국민은 바보가 아니며, 의사들이 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을 반대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윤만 확대하려는 한국 의료공급 체계에 국민 불신이 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정부를 향한 경고의 목소리도 냈다. 노조 측은 “정부가 문 케어 실현 의지가 있다면 의사단체의 터무니없는 조건을 수용하거나 모럴헤저드를 눈감아 주는 식으로 극단적 집단이기주의에 끌려 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노조 측 주장에 다시 한 번 대한의협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이용민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가 건보공단노조를 향한 비난에 최근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20일 관련 성명을 내고 “이들(건보공단 노조)이 과연 건강보험 보험자인 공단의 직원이 맞는가 하는 참담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소요재정의 과소추계 ▲건강보험료 대폭 인상의 필요성 미고지 ▲공단의 방만 운영에 따른 재정누수 ▲캐나다 퀘벡주 의사와의 잘못된 비교 등을 이유로 건보공단 노조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일각에선 양측이 국민 혜택이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도 정반대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진짜 국민’들의 명확한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란 의견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