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들에 대해 ‘불법 파견’이란 판정을 내린 가운데, 파리바게뜨를 운영 중인 SPC그룹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고용부는 지난 21일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일하는 제빵기사를 불법파견 근로자로 간주하고 5378명을 모두 직접 고용하고, 연장·휴일에 근무하면서 받지 못한 체불 임금 총 110억1700만원도 지불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처리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용부의 이 같은 결정에 업계 및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관련 사업장에도 적지 않은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 전망된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11개 협력업체와 협정을 맺고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를 교육, 훈련 중이다. 협력업체는 가맹점주와 도급계약을 맺고 이들 제빵기사를 공급한다. 형태상으로는 가맹점과 협력업체 간의 도급 계약이다.
하지만 고용부에 따르면 본사인 파리바게뜨는 제빵기사의 채용 평가 임금 승진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해 협력업체에 공유하고, 본사 소속 품질관리사들이 제빵기사에 업무지시를 해왔다.
도급법상 원청 사업자는 도급 근로자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등 ‘근로감독’을 할 수 없다. 만약 근로감독을 한다면 도급이 아니라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제빵기사들이 실질적으로는 가맹점 본사인 파리바게뜨의 직원이라며 불법 파견으로 판단했다.
SPC그룹 측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관행을 고용부가 너무 가혹하게 해석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고용부의 지시대로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 SPC그룹은 연간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인건비 폭탄’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일각에선 파리바게뜨가 정부와 법정 공방을 벌여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SPC그룹은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 및 정치권, 찬반 공방 '후끈'
이번 정부의 결정에 대해 관련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프랜차이즈 업종의 특성을 간과한 결론"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도 이날 본사가 제빵기사를 고용해도 현행법상 불법파견이 되는 점을 들며 고용노동부 결정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경총은 입장자료를 통해 “실제 제빵사는 가맹점에서 가맹점주 지시대로 일하는데 이러한 상식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제조업에서 적용되는 원·하청간 불법파견 법리를 성격이 전혀 다른 프랜차이즈 산업에 확대 적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찬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프랜차이즈 업체의 유사한 사례가 또 있을 것으로 보고, 고용부가 이를 바로잡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의당은 고용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야3당은 정부가 시장에 무리하게 개입한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 중 자유한국당은 고용부의 파리바게트 판결은 강제적인 방법으로 보이며,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려는 시도는 기업을 죽이는 길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협력도급업체 11개사 중 제빵기사 인력을 운용하는 8개 업체는 이날 오전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