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국회 인준된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의 향후 6년 간의 임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법개혁 축소’ 의혹 법원행정처, 대수술 예고
비(非)대법관 출신에 법원행정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 하지만 진보성향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력 등을 통해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사법개혁의 적임자’란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먼저 김 대법원장의 첫 번째 행보로 대폭적인 인사·조직 개혁이 이뤄질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신임 대법원장은 오는 25일 제16대 대법원장으로서 첫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특히 현재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사법행정에 대한 권한 축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법원행정처의 축소나 개편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른바 ‘사법개혁 축소’ 의혹의 중심에 선 법원행정처는 권한 범위를 두고 사법부 내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법원 내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진행한 학술행사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막으려 했다는 해당 의혹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자리를 내놨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사태가 확대됐다.
결국 김 대법원장 성향으로 미뤄 일각에선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지금보다 축소된 인원·조직으로 재편될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기존 사법정책실과 사법정책지원실의 통합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법원장은 실로 막강한 사법부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 13명의 대법관 제청권과 3명의 헌법재판관 지명권, 3,000여 명의 판사와 법원 직원에 대한 임명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진보 성향의 대법원장 취임으로 6년 임기 내 사법부 전반에 사실상 ‘진보’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내년 6명에 달하는 신임 대법관 임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임 대법원장 취임으로 사법부 ‘진보’ 바람 부나?
내년 1월 퇴임 예정인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에 대한 후임자 제청이 그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어 내년 9월 퇴임하는 이진성·김창종 헌법재판관 후임 지명에도 김 대법원장 성향의 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 역시 새로운 기조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가보안법이나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등에서 진보 성향의 김 대법원장 코드에 맞춰 인권과 소수자 보호를 중시한 결과가 반영된 전향적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간 논란이 일었던 대법관 증원 사안 역시 검토될 전망이다. 김 대법원장은 그간 압도적인 업무 수위에 비해 대법관 수가 크게 모자란다며 증원 방침을 밝혀온 바 있다.
이와 함께 상고허가제와 상고법원 도입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상고허가제는 2심 판결 중 허가된 일부 사건만 상고케 하는 제도이며, 상고법원제는 사회적 파장을 기준으로 영향이 큰 사건은 대법원이, 이외는 상고법원이란 별도 법원을 통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양승태 전임 대법원장보다 기수가 13기나 아래인 김 대법원장인 만큼, 기수서열 파괴에 따른 리더십 문제가 제기된다.
주요 사법정책의 의사결정기구인 대법관회의 구성원인 13명의 대법관 가운데 무려 9명이 김 대법원장의 선배 기수일 정도로 파격적인 ‘기수 파괴’ 인사로 평가된 상태다.
이 같은 부담에 행정 경험 역시 크게 부족한 만큼 사법행정 능력을 스스로 입증할 과제도 주어졌다. 또 최근 잇단 ‘법조비리’ 문제로 바닥 끝까지 추락한 사법부의 국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 제시도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