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에 대한 인양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미수습자 인양 문제가 직결된 유실방지책 등 전반적으로 미흡한 해양수산부 대책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세월호 인양을 주도하고 있는 해수부가 3년 전 참사 당시 쏟아진 비판 여론에 다시 한 번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 측, “해수부, 인양 목적 자체 망각”
세월호 참사 유가족으로 구성된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416국민조사위원회 등은 27일 긴급 공동브리핑을 통해 “해수부가 세월호 인양의 목적을 망각했다”며 “졸속적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해수부의 부실한 유실방지책과 선체 절단의 정당성, 의미를 상실한 선체 조사 작업 등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선체 인양과정에서 피해 당사자인 유가족 참여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해수부 측이 약속했던 투명한 정보 공개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해수부는 세월호 인양의 최우선적 목표로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이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이 같은 해수부 방침과 실제 인양 작업의 방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수습자 수습과 직결된 유실방지책과 관련, 해수부는 세월호 개구부(開口部) 총 291곳 가운데, 막힌 곳 28곳을 제외한 263곳 중 162곳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101곳 개구부의 경우 20~30cm 크기로 유실엔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유가족들은 ‘가히 충격적’이란 말로 대신했다.
이들은 “206개로 구성된 인간의 뼈 중 2cm 미만의 뼈가 많고, 특히 참사 당시 6살이었던 권혁규 군의 존재를 감안한다면 101곳의 개구부에 유실방지막을 설치하지 않은 해수부의 행태는 수습에 대한 기본개념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결정적 증거로 추정된 ‘램프’가 인양 과정에서 절단된 사실이 알려지며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해당 램프는 대규모 여객선인 세월호가 단지 1시간 40여 분만에 빠르게 침몰한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증거물로 인식돼왔다. 급격히 배가 기울어지면서 이 램프를 통해 물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불거진 것이다.
해수부가 밝힌 절단 이유는 ‘램프를 절단하지 않을 경우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실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램프 절단에 따라 세월호 선체 구멍으로 작용한 해당 부분을 통해 미수습자나 화물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해수부는 지난 24일 브리핑을 통해 “램프 구멍에 방지망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했으나, 어제 시일이 너무 촉박해 유실 방지망을 설치할 수 없었다”면서 “램프가 열린 부위에 컨테이너가 쏟아져 열린 문 쪽을 막고 있어 램프 제거에 따른 차량 및 물건 등 유실 가능성은 없다”는 황당한 답변이 나왔다는 게 유가족 측 설명이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 원인을 규명할 유력한 증거자료로 거론된 램프와 함께 스태빌라이저(선체 측면 날개 부분), 앵커 등도 모두 잘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원인 규명 증거…램프·스태빌라이저·앵커 모두 절단
이에 따라 유가족 측은 선체 인양 후 예정된 침수과정 검증 조사에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세월호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게 된 원인을 설명하게 될 침수 진행 과정에 대한 해명이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이번 램프 절단에 따라 침수과정 검증과 이와 관련한 참고인 등에 대한 대면 조사 자체가 무력해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좌현 선미램프는 세월호가 왼쪽으로 급격하게 기울면서 초기에 바닷물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 지점으로 지목돼 있다”면서 “좌현 선미 램프는 본래 수밀, 즉 바닷물이 어떠한 경우에도 들어오지 않는 구조로 돼야 하지만 세월호 강 모 1항사 등의 증언에 의하면 이 지점이 엄밀한 수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이어 “따라서 향후 세월호를 조사할 선체조사위는 강 모 1항사의 증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좌현 선미램프를 통해 실제 해수가 들어올 수 있었는지, 들어왔다면 그 양은 초당 얼마인지 등을 정밀하게 조사해야 했다”고 밝혔다.
해수부의 이 같은 세월호 램프 절단 결과 ‘화물조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좌현 선미램프의 절단 결과,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의 증거인 잔존화물에 대한 조사 역시 불투명해졌다.
잔존 화물의 양과 종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세월호의 경하중량 및 무게중심, 복원성 관련 수치의 재산출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사로 평가되지만 해수부는 좌현 선미 램프 절단 이후 이 부위에 대한 그 어떤 사후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지난 26일 현장 채증 결과 D데크에 실려 있던 굴삭기 1대와 차량 1대가 램프 밖으로 빠져나와 매달린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유가족 측은 “해수부의 무책임한 인양으로 인해 3년을 기다린 선체 조사 사항 중 주요 사항 2가지가 무용지물로 변하고 있는 것”이라며 “해수부의 세월호 ‘졸속’ 인양은 이미 예견됐으며 2014년 그 날과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고 개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