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권의 비선 실세로 지목되고 있는 최순실씨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대한 장악 시도를 해왔다는 의혹이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최씨가 이른바 화려한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문체부 인사에 개입한 정황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등의 의혹이 크게 불거진 상황에서 최씨가 문체부를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두 재단의 안정적 운영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씨의 문체부 인사 개입 의혹은 나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최씨의 문체부 장악 시도…깊고 넓은 인맥 활용?
지난 27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총 5가지의 이상한(?) 인사 문제가 제기된다.
앞서 문체부 고위 공무원 6명에 대한 해직처리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해임부터 올해 3월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의 경질 등 갖가지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김 전 관장의 경우 뛰어난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MB정부 시절 임명된 이후 현 정부에도 유임, 총 5년 간 관장직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3월 김 전 관장은 단 한 통의 전화만으로 경질됐고 이임식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열린 ‘프랑스장식미술전’에서 김 전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까르띠에 등 해외 명품브랜드 제품 전시 불가를 이유로 전시를 반대했다. 이 같은 사실이 계기가 돼 김 전 관장이 청와대와 문체부 등의 눈 밖에 났다는 것이다.
노태강 문체부 체육국장이 승마협회 감사 문제로 좌천돼 당시 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직을 수행 중이었고, 장식미술전 문제를 살펴보던 박 대통령이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 고 발언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결국 이 문제는 김 전 관장 개인의 소신 문제를 넘어선 관료들의 조직적 반발로 수용됐고 이에 따라 김 전 관장은 물론 박민권 당시 문체부 1차관도 함께 물러났다는 게 정설이다. 노 국장 역시 박물관에서 사퇴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경질 과정에서의 의혹 또한 제기됐다. 나아가 유 전 장관 관련 인물의 해임 과정 역시 의심스럽다.
당시 정부에 쓴 소리를 자주 해온 것으로 이름난 유 전 장관은 취임 1년 만인 2014년 갑작스레 경질 통보를 받게 된다. 유 전 장관은 같은 해 6월 공무 차 러시아를 방문 중일 때 주러 한국대사관을 통해 일방적으로 경질 통보를 받은 데 이어 7월에는 후임자도 없이 면직 처리됐다. 이임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 전 장관은 앞서 김 전 실장이 문체부 고위직 공무원 6명에 대한 해임 문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6인의 1급 공무원들은 유 전 장관의 사람들로, 이들의 경질은 현 정권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에 장애가 될 만한 인사들을 미리 치워버린 과정이었으며 이의 중심에 김 전 실장이 있다는 게 유 전 장관의 주장이다. 김 전 실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유 전 장관발(發) 발언, “최씨 인사개입 정황 속속 드러나”
아울러 유 전 장관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의 퇴임 문제에도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두 인물의 퇴임 이전 유 전 장관은 당시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노 국장과 진 과장을 지목해 “나쁜 사람이라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전 장관은 최순실씨의 남편인 정윤회씨가 개입한 결과물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해당 보도는 김종 문체부 2차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김 차관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노 국장 퇴임 이후 2013년 문체부에 입성한 김 차관은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한양대 인맥으로, 당시 ‘문화계 좌파’를 치기 위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통해 진입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었다.
김 차관은 이후 탄탄대로의 길을 걷고 있다. 2차관 임명 이후 당시 1차관 소관이던 관광·종교업무가 2차관 소관으로 넘어왔으며, 체육관광정책실이 체육정책실과 관광정책실로 확대, 조직 개편 등이 뒤따르면서 김 차관이 사실상 ‘문체부의 실세’라는 이야기가 나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 전 장관도 언론에서 김 차관을 통한 인사 청탁이 있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