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직’을 걸고 혁신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진 문 대표는 당권재민혁신위원회가 제안한 10차 혁신안을 두고 “만약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혁신위 처리를 마치는 시기에 저를 뽑아준 당원에게 저의 재신임을 물어 재신임 받지 못하면 즉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문 대표는 “혁신안이 가결되고 재신임 받는다면 혁신위나 제 거취를 둘러싼 논의를 끝냅시다”라며 “총선 승리와 총력 체계, 재창당에 가까운 뉴 파티(new party) 비전도 제시하겠다”고 제안했다.
10차 혁신안은 ▲국민공천단 도입 ▲경선 결선투표 실시 ▲임기 못채운 선출직 공직자 감점 ▲정치신인 가산점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같은 날 열린 당무위원회에서 진통 끝에 통과되었으나 16일 중앙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앞서 새정치 비주류계는 앞서 ‘공천권’을 좌우하는 사무총장직에 문 대표와 가까운 최재성 의원이 인선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으며 결국 혁신위원회는 사무총장직을 폐지하는 등 강공을 펼쳤다.
하지만 비주류계는 여전히 문 대표 중심의 공천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원을 소외시키면 모든 선거는 누가 치룹니까?”라며 혁신안에 강력히 반발했으며 문병호 의원은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야권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문 대표께서 사퇴하시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 그런 의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야권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힌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만나 지금의 새정치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데 공감한 것이 알려지면서 문 대표로서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지금까지 문 대표는 새정치의 텃밭인 호남지역 민심을 아우르고자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등 노력해왔으나 결국 “단결과 단합을 위해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더 방치하면 당은 정상적으로 유지되지 어렵다”며 결심 배경을 밝혔다.
문 대표는 “신당·분당을 함부로 이야기하는 분들조차 단결의 틀 안에서 끌어안으려 노력했다”면서 “인내와 포용도, 최소한의 기강이 전제될 때 단결의 원천이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 대표의 발언은 ‘재신임’을 통해 당 내 입지를 확고히 하며 당내 비주류 세력의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표의 ‘승부수’에 대해 비주류계는 비판을 이어갔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재신임 문제는 최고위원과 사전에 협의해 발표됐어야 할 문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혁신안을 밀어부치고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당·분당을 이야기한 분’ 중 하나인 박주선 의원은 “지금 재신임을 묻는 것은 ‘친노계파여! 다시 뭉쳐라!’ 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앞서 당 대표직을 두고 문 대표와 맞붙었고 혁신안에도 반발하던 박지원 의원은 갑자기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발언은) 당을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문 대표의 충정으로 이해한다”는 글을 남겨 그 저의를 의심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