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시, 업무 재조정…정부기관 주식 매입 등 방안

주식 보유한 채로 관련업무 봐
지난 2005년 도입된 주식백지신탁제도는 본인과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보유한 주식의 총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고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적용된다. 수탁기관은 백지신탁된 주식을 계약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처분해야 하며, 기간 내 처분이 어려울 경우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30일 이내에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연장횟수제한은 없다.
그러나 주식이 팔리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조치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를 보유한 채로 관련 업무를 보게 된다. 19대 국회의원 중 주식 백지신탁한 7명도 대부분 직무연관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은 상임위에서 계속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지신탁 주식들 안팔리는 이유?
백지신탁한 주식들이 잘 팔리지 않는 것은 대부분 매각이 잘 안 되는 장외주식들이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직무관련성이 있다는 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주식백지신탁을 체결해야 한다. 그러나 백지신탁을 체결할 경우 매각과정에 관여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돼 있어 실제로 매각이 이뤄질 수 있는 상장 주식들은 백지신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방 유지 출신의 국회의원이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비공개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비공개 기업의 주식을 신탁을 했을 때는 비상장주식의 특성상 매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신탁한 공직자가 주식이 팔리지 않도록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비상장주식의 특성이 있어 수탁기관이 자체적으로 (매각)하기는 어려운 구조”라며 “수탁기관에서 고의로 안 팔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없이 의도적으로 매각을 피할 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 해결 방법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이 지나도 주식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업무를 재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산관리공사 등 정부 기관이 해당 주식을 매입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고위공직자의 백지신탁제도를 처음 공론화했던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수탁기관에서 매각이 안될 경우 1회 또는 2~3회까지는 연장해서 처리하는 기한을 주되 그래도 매각이 안되면 그 다음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해당 주식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며 “국가가 시장가나 적정평가가액을 매겨 구입한 뒤 이후 국고로 환수시키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이해충돌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회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후보 선정이나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 직무연관성 여부를 엄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후보 선정 때부터 보유 주식 등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상임위 배정 때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제도적으로 완벽하게 풀기 어려운 만큼 정당이나 개개인의 책임 있는 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의 한 의원은 “강제로 백지신탁을 하거나 주식 매각을 하게 되면 의원들 입장에서 손해보는 부분도 있다”며 “결국은 해당 상임위원회에 속한 의원 본인이 이해관계가 있는 법안의 발의나 심의를 자제하는 등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차라리 백지신탁제도를 없애고 무조건 매각을 해야 해당 상임위에 배정할 수 있다는 규정 등을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국회의원의 입법활동을 제한해야 하는지는 판단이 어렵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