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보호 쟁점에 가중다수결 변수까지
합의 시점 불투명
팩트인뉴스=박숙자 기자 | 유럽연합(EU)과 메르코수르(Mercosur) 간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이 내년 1월로 연기될 예정이다. 이탈리아가 추가 협상 시간을 요청하면서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던 EU 집행위원회의 일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18일(현지시간) 유로뉴스와 프랑스24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여 EU-메르코수르 FTA 서명을 새해로 미루기로 했다.
협정 체결의 정확한 날짜는 아직 특정되지 않았으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같은 날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서명을 1월 초로 연기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메르코수르 FTA는 EU와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간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 형성을 목표로 한다. EU는 자동차, 기계류, 와인과 증류주 등 제조업과 주류 부문의 중남미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소고기, 설탕, 쌀, 꿀, 대두 등 남미산 저가 농산물 유입이 자국 농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세이프가드 강화와 환경·보건 생산 기준 상향을 요구하고 있다.
협정 승인을 위해서는 EU 규정상 회원국 55% 이상과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하는 ‘가중 다수결’을 충족해야 한다. 인구 비중이 큰 국가들이 반대할 경우 승인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
현재 프랑스·폴란드·헝가리는 협정 서명에 반대하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와 벨기에는 투표가 진행될 경우 기권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탈리아는 가중 다수결 성립의 핵심 변수로 평가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직 서명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현 시점에서 협정 체결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멜로니 총리는 협정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이탈리아 농민을 위한 보다 강력한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농민들에게 필요한 답이 제시되는 즉시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EU 집행위의 결정에 따라 단기간 내 정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멜로니 총리와의 통화 이후 “10일에서 한 달 내 승인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연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협정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브라질은 최근 들어 협상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