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차별 중단 없으면 시장 접근 제한”
EU “규칙은 모두에 공정”
팩트인뉴스=남하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술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유럽 기술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EU 간 통상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EU와 회원국들이 미국 기업을 상대로 차별적이고 괴롭히는 소송·세금·벌금·지침을 지속적으로 남발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응에 나설 경우 유럽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독일의 DHL·SAP·지멘스, 프랑스의 미스트랄·카프제미니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그리어 대표는 “EU가 차별적 수단으로 미국 서비스 제공업체의 경쟁력을 계속 억제한다면 미국은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외국 서비스 기업에 대한 수수료 부과나 각종 규제 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는 지난 7월 유럽의 대미 수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완화하는 합의 이후에도 압박 수위를 높인 행보로, 트럼프 행정부가 보다 강경한 통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EU가 디지털시장법(DMA),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광범위한 디지털 규제를 유지한 채 구글·X·아마존·메타 등 미국 빅테크에 대한 조사와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 왔다.
그리어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도 “EU에는 비관세 장벽이 많아 실질적 시장 접근이 제한되는 반면, 미국은 역사적으로 유럽 기업에 매우 넓은 접근을 허용해 왔다”며 구조적 불균형을 지적했다.
EU는 즉각 반박했다. 토마스 레니에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EU 규칙은 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기업에 공정하고 동등하게 적용된다”며 “차별 없이 규칙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EU는 성장과 인공지능(AI) 개발을 이유로 일부 규제 완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DMA·DSA로 대표되는 디지털 규제 체계의 근간을 바꾸는 데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 갈등은 이달 초 EU가 일론 머스크 CEO가 소유한 X에 DSA 위반을 이유로 약 1억2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한 이후 더욱 격화됐다.
EU는 구글과 메타에 대해서도 디지털 규제 위반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EU 간 디지털 규제 충돌이 통상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