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1천500원대, 안정…경유가 1천700원대, 고공행진
20톤트럭 운행시 운임 45만원…유류비 등 비용만 20만원
향후, 경유가 지속 상승 전망…政, 유류세 인하에 소극적
전국 주유소에서 휘발유의 최근 가격이 2010년대 중반 수준으로 안정됐지만, 경유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통상 경유 차량의 경우 생계형이 많아, 경유 유류세를 더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까닭이다.
21일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전국 주유소의 리터(ℓ)당 휘발유 판매가격은 1537원, 경유 가격은 1752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상대적으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던 2015년(1510원), 경유 가격은 유가가 급등하던 2011년(1746원) 수준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2020년 11월부터 지속해 오르면서, 국내 유가 역시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6월 30일 전국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2145원, 경유가 2168원을 각각 찍었다. 이는 종전 최고이던 2012년 연평균 가격보다 각각 8%(159원), 20%(352원) 각각 높은 것이다. 게다가 같은 달 중순 사상 처음으로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은 앞질렀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단행한 배경이다. 문재인 전 정부가 지난해 11월 중순 사상 최고인 유류세 15%를 인하했으며, 윤석열 정부는 8월에 유류세 50%를 내렸다.
유류세 인하로 휘발유 가격은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유 가격 하락 폭은 제한적이다.
실제 이들 퍙균 유가는 6월 각각 2084원, 2089원이었지만, 8월 가격은 1792원, 1889원으로 떨어졌다. 이어 9월에는 1730원, 1850원, 10월에는 1667원, 1838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이달 들어 휘발유는 9일 1594원으로, 경유는 13일 1797원으로 내렸지만, 경유의 하락 폭은 크지 않다. 이는 종전 최고가대비 휘발유가 30%(635원), 경유가는 17%(371원) 각각 하락했다.
경유의 하락 폭이 제한적인 데는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주요국 경기가 살아나면서 산업용인 경유 수요가 많아서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석유제품 가격은 2020년 11월 2일 배럴당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39달러에서 올해 6월 중순 각각 156달러, 177달러로 급등했다.
이후 휘발유 가격은 지속해 떨어졌지만, 경유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이달 19일 싱가포르 유가는 각각 83달러, 113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경유는 종전 최고인 2012년(128달러)의 88%, 휘발유(120달러)는 69.1% 선이다. 올해 싱가포르 경유 평균가는 131달러다.
이 시각 현재 전국 평균 경유 가격(1748원)이 포함한 유류세는 547원, 휘발유 가격(1536원)의 유류세는 659원이다.
경유차 운전자가 경유 유류세를 더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이다.
전북 군산에서 개별화물차를 운행하고 있는 이재석(55, 남) 씨는 “주로 군산에서 평택까지 20톤 트럭을 통해 화물을 싣고 오간다, 평균 운임이 45만원”이라며 “이중 기름값(15만원)과 통행료와 식대, 기호품비 등으로 20만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경유 가격이 1700원을 넘으면 그 차액의 50%를 정부가 보조하는 유가연동보조금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부에 차제에 경유 유류세를 더 내리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원 김진아(51, 여) 씨는 “유가연동보조금은 일반인에게 해당 사항이 없다. 2012년 고유가 당시 유지비로 월 20만원이 들어갔는데, 현재는 40만원을 웃돌고 있다”며 이 씨와 같은 주장을 펼쳤다.
경기 성남시 성남대로 복정동 구간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형태(49, 남) 사장은 “경유 가격은 앞으로 꾸준히 오를 것이다. 정부가 에너지 세제개편으로 휘발유 가격대비 경유 가격을 현재 85%에서 95%, 최고 120% 상향을 추진하기 때문”이라며 “현재 경유 차량은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연간 세수의 20%를 자동차 관련 항목으로 걷는다. 유류세를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시각 현재 경윳값은 휘발유가 대비 11.38% 선이다. 정부가 에너지세제 개편 직전인 2003년 국내 휘발유 가격은 1295원, 경유 가격은 772원으로, 경유가 휘발유의 61%, 2002년에는 52.6%(각각 1269원, 678원) 수준이다.
1960년 출범 이후 경제발전을 추진하던 군사 정부는 경유가 산업용으로 주로 쓰이는 점을 고려해 휘발유 가격대비 50%로 경유 가격을 낮췄으며, 경유 승용차 제작과 판매를 금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