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일부정지 1개월·과태료 47억1000만원
시민단체 "차기정부서 소비자 보호 법 입법 촉구"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기업은행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기자]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한 IBK기업은행이 중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 보상 문제는 3년 가까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는 소비자권익 3법이 하루빨리 입법화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디스커버리자산운용과 기업은행에 대해 업무 일부정지, 과태료 및 임직원 제재 등 조치사항이 의결됐다. 금융위는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에 일부정지 3개월, 과태료 5000만원, 과징금 1500만원, 장하원 대표에 대한 직무정지 3개월을 의결했다. 기업은행에는 기관 업무 일부정지 1개월, 과태료 47억1000만원, 임직원 제재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정지 대상은 사모펀드 투자중개 업무, 사모펀드를 매수하는 방법으로 신탁재산을 운용하는 신탁계약의 신규체결 업무다.

재제는 확정됐지만 피해자 구제는 요원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5월 기업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 책임을 물어 40~80%의 배상비율로 자율조정을 하라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의 배상 방식대로 기업은행도 100%를 보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업은행 쪽은 분조위 배상비율에 맞춰 배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서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모펀드 설정, 판매, 운용, 사후관리 등 전 과정에서 기업은행과 디스커버리운용사는 사기판매 책임을 인정하고 한국투자증권 방식으로 100% 보상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는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판매를 반면교사로 삼아 온전한 피해배상이 이뤄지도록 하고 다시는 동일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피해 발생시 구제방안 마련을 위해 관련 법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는 차기정부에서 집단소송·징벌적손해배상·증거개시제도 등 소비자권익3법 도입을 촉구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집단소송제는 현재 증권 관련 소송에만 도입돼 있다. 나머지 금융사건의 경우 개별적인 민사소송에서 대형로펌을 선임한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대항력은 월등히 떨어진다. 그러다보니 사모펀드사태 피해자들은 금감원 분쟁조정을 통해 구제받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약취소가 적용된 경우는 극히 일부다. 대부분의 경우 투자자 자기책임원칙 때문에 최고 80%에서 최저 40% 배상비율로 결론났다. 피해자들은 소송 시 비용과 시간 등 실익을 따져, 자율배상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판매사와 합의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해배상은커녕 이자나 원금도 제대로 못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김재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역시 "소비자 피해의 특징은 피해자가 다수라는 점,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있어 입증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피해를 입더라도 소송을 제기하는데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입증의 어려움 때문에 소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권익 3법 중 집단소송은 비용, 절차의 부담으로 인해 발생하는 개별적 피해를 효과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것이다. 증거개시제도는 기업에 비하여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피해자들이 증거자료를 미리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해자의 악의적인 불법행위를 제재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 제도의 도입은 국민들이 집단적으로 피해를 입는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이를 구제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대선후보자들이 소비자권익 3법에 대하여 전향적으로 고려하고 이를 입법화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는 2019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2562억원 규모 펀드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로 환매가 연기돼 발생한 대규모 투자자 피해 사건이다. 현지 운용사인 DLI가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의 실제 가치 등을 허위 보고한 것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적발되면서 문제가 시작돼 결국 환매가 중단됐다. 2017년 4월부터 기업은행과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시중은행과 증권사 12곳에서 팔렸다. 기업은행은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3612억원)'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3180억원)' 등 총 6792억원 어치를 판매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디스커버리 펀드를 팔았다. 이 가운데 914억원이 환매 중단됐다. 현재는 각각 174억원, 54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저작권자 © 팩트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