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M&A ‘귀재’에서 밑바닥까지 ‘좌초’.....횡령‧배임 혐의 추락

2001년 STX그룹 출범 이후 10년 만에 매출 100배를 늘리면서 ‘신화적’ 존재가 된 강덕수 전 회장은 사실상 그룹의 해체 이후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의 어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했다. 제2의 김우중, 제2의 신선호 라고도 불렸다. 1973년 쌍용양회에 평사원으로 입사 후 30여년 간 직장생활을 했다. 50세에 뒤늦게 STX그룹을 창업해 ‘샐러리맨 신화’를 일군 주인공으로 통했다.
쌍용그룹 외환위기‥STX그룹의 탄생
STX그룹은 쌍용그룹의 붕괴와 함께 시작됐다. 그리고 10여년이 흐른 현재 똑같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됐다.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삐걱이던 쌍용그룹이 발전용 엔진과 선박용 엔진을 만들던 쌍용중공업의 지분 34.45%를 2000년 11월 한누리컨소시엄에 163억 원에 매각한 것이 STX그룹의 모체가 됐다.
강덕수 전 회장은 당시 쌍용중공업의 재무총괄임원으로, 쌍용중공업이 퇴출 위기에 직면하자 사재를 털어 쌍용중공업의 경영권을 인수한 일화는 지금까지도 유명하다.
2000년 5월 1일 인수한 쌍용중공업의 명칭을 STX로 고치면서 현재의 STX그룹이 출범하게 됐다.
2007년 재계 18위를 거쳐 지난해에는 재계 13위에 오르는 명실상부한 대기업이 됐다. KT와 두산그룹을 바짝 쫓는 순위다.
공격적 M&A가 신화 일궈
강 전 회장이 STX그룹 설립 12년 만에 내노라하는 대기업으로 성장시킨 데에는 탁월한 M&A가 자리하고 있다.
강 전 회장은 STX그룹을 성장시키는 데 M&A를 적극 활용했다. 그룹 설립 후 1년이 지난 2001년 STX엔파코(현 STX메탈)을 설립했다. 대동조선을 인수해 STX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2년에는 산단열병합발전소를 인수해 STX에너지로 이름을 바꿨다.
2004년에는 STX엔진을 설립하고 범양상선을 인수, STX팬오션을 탄생시켰다.
강 전 회장은 “인수합병은 현재 사업과 시너지를 내야 한다”며 “단순히 회사를 인수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피인수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그간 주장해 왔다.
그렇다고 ‘문어발식’ 인수는 아니었다. 철저한 수직계열화를 위한 M&A였다는 평가다. 엔진부품-선박엔진-조선-해운의 수직계열화 작업이었다.
시너지는 바로 나타났다. 2004년 조선업 호황으로 선박 건조물량이 급증했고 2006년 수주잔량 세계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STX패오션은 국내 최대 벌크선단을 거느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STX그룹의 매출을 견인하는 데 STX조선해양과 더불어 1,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강 회장의 M&A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강 회장은 엔진으로 시작한 작은 회사를 선박·해운·에너지 등의 시너지가 있는 사업그룹으로 탈바꿈시키는 역량을 발휘했다. STX는 상선수주에서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에 이어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폐허에서 시작한 STX가 일군 기적이다. STX는 지난 2012년 그룹 총 매출 약 28조원을 시현했다. 출범 초기인 2001년 2600억 원에 비해 무려 110배나 성장한 셈이다. 창립 9주년에서 강 회장은 2020년 매출목표를 무려 120조 원으로 설정했다.
무너진 신화, 어찌하오리까?
하지만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은 STX그룹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그룹에 엄청난 파동을 몰고 왔다. 그간 STX그룹을 일궈왔던 공격적인 경영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조선, 해운을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STX그룹은 지난 2007년 이후 시작된 해운업 불황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전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었다.
STX팬오션 등 STX그룹 전체 매출을 책임지던 해운과 조선해양이 타격을 받으면서 그룹 전체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왔고 이에 따른 위기가 결국 그룹 전체를 무너뜨리게 됐다는 것.
채권단 마져 등을 돌렸다.
STX채권단은 지난 2013년 9월 9일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 경영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가결했다.
강 회장은 지난해 8월 2일 경영책임을 이유로 STX팬오션 대표에서 물러났고 9월 9일 이사회 결정으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됐다.
STX팬오션과 STX건설은 법정관리에 돌입했고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STX에너지, STX솔라, STX전력은 GS-LG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사실상 그룹이 해체된 것이다.
그룹 사라져도 ‘죄’는 남는다?
강 전 회장은 결국 15일 구속 수감됐다. 3000억 원대의 횡령, 배임 혐의다. 강 전 회장은 STX건설과 STX대련 등에 대한 계열사의 부당 지원을 지시하고 개인 횡령 혐의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또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일고 있다. 그룹은 해체되고 한 때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강 전 회장에게는 검찰의 수사가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