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침해 ‧규제 피한 꼼수 논란 확산, ‘새 정부 눈치보기' 돌입?

지난해 8월, 참기업윤리감시위원회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롯데그룹 로고를 쓴 상여를 들고 중소기업 상생경영 무시하는 롯데기업을 규탄했다. 당시 이들은 롯데그룹이 중소기업에 횡포를 부리는 부도덕한 행위를 중단할때까지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롯데가 골목상권침해 논란에 휩싸인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진출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뉴스1
'유통공룡' 롯데가 드러그스토어 사업 진출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장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뒷말이 무성하게 터져 나오며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직면했기 때문.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해 9월부터 코리아세븐 본사에 강성현 롯데미래전략센터 이사를 주축으로 직원 10여 명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H&B 드러그스토어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달콤한 독약 될까


드러그스토어는 식음료와 가공식품부터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별다른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SSM의 영업규제는 강화되고, 편의점도 기존 편의점로부터 250m에 신규출점이 금지됐다. 최근엔 서울시가 중형 편의점 또한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하자고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드러그스토어의 경우 대형마트가 받는 규제를 받지 않고도 점포를 낼 수 있다. 강화된 규제에 울상을 짓던 유통업계가 드러그스토에 눈을 돌리는 까닭이다.


게다가 시장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지난 20071000억원 미만에 머물렀던 국내 드러그스토어 시장규모는 20113300억원대로 크게 성장했다. 유통 공룡 롯데가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예정대로라면 롯데는 4월 초에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관측돼왔다. 하지만 롯데는 최근 돌연 드러그스토어 출점을 한 달 연기했다. 브랜드 네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런데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MB정부의 최대 수혜기업이라는 꼬리표가 젖은 낙엽처럼 붙어있는 롯데가 새 정부가 눈치 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신동빈 롯데 회장이 국감 출석 거부로 정식재판에 회부된데다 MB정권과 롯데그룹 사이 밀월관계의 뿌리기업으로 알려진 롯데호텔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정재계 안팎에선 새 정부 타깃으로 롯데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골목상권 침해논란이 불고 있는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얼굴을 내밀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이 출점 제한을 받자 대기업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드러그스토어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일종의 꼼수를 부려 골목상권을 다시 침해하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는 '어바웃 미' 옆 빈 공간에 홍대 롯데 드러그스토어 매장 1호점이 들어설 곳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1호점 출점 부지와 관련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팩트인뉴스 DB
실제 기자가 18일 롯데의 드러그스토어 매장 1호점이 들어설 곳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홍대 롯데시네마 부근을 찾은 결과,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상당했다.


관련 업계는 홍대 롯데시네마 옆 건물 1, ‘어바웃 미옆 비어있는 공간에 롯데 드러그스토어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근 상인들은 롯데 드러그스토어가 그곳에 들어서는 것인 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홍대에 들어선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골목상권, 말은 많이 하는데 정작 대기업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상인은 장사를 도저히 못해먹겠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데 굳이 여기를 오겠냐“(농심이 운영중인)판도라가 들어온 것도 힘이 드는데 롯데까지 들어오면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죽으라는거 아니겠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인근의 약국과 편의점들 역시 불안감에서 시작된 반감이 팽배해 있었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에서 드러그스토어 사업이 오히려 독약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이같은 이유로 롯데가 드러그스토어 사업에 주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관련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 눈치 보기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드러그스토어 시장에)상반기 진출을 목표로 잡고 당초부터 출점 계획을 4월에서 5월까지로 잡고 있었다며 출점 시기가 늦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현재 브랜드 네이밍을 포함해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고려중에 있다“(매장 출점 지역은)강남, 홍대, 서울대 중에서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1호점을 먼저 열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할 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이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예상 출점 시기가 한 두달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아직도 정확히 정해진 게 없다는 것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드러그스토어 사업은 진화된 유통의 모습으로, 시장을 개선시키고 소비자만족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골목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품목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한 품목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롯데, 과연 드러그스토어 사업이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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