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과 22일 ‘슈퍼주총데이’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기 때문.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까지 정기주주총회 개최 관련 이사회 결의 내용을 공시한 257개 상장법인 가운데 111개사(43.2%)가 22일에 주주총회를 연다.
특히 이날 주총에는 국내 증시를 이끄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등이 대거 포함돼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역시 포스코, 기아자동차, 엔씨소프트 등 76개사가 주총에 나선다. 29일에는 6.6%에 불과한 17개사가 주총에 참여하는 등 올해에도 주총 일정이 특정 날짜에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요일별로는 금요일이 218개사로 가장 많으며, 소집 지역별로는 서울·경기가 179개사로 개최를 공시한 257개 상장사의 69.7%를 차지했다.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임원선임 안건이 대다수로 이중 이사 선임은 180개사, 사외이사 선임 149개사, 감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124개사 순이었다.
정관변경의 경우 39개사가 사업목적 변경을 안건으로 올렸고,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승인 및 변경을 처리하는 회사는 9개사다. 이밖에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및 승인(5개사) 등도 안건으로 올랐다.
주총시즌, 관전포인트
올해 주총을 앞두고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배당문제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저조한 성적표를 거머쥐면서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금 역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의 질타가 거셀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원화가치 상승으로 적자를 면치 못한 철강, 조선업체 등이 배당규모를 줄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순탄치 않은 주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올해 1532억원 규모로 한 주당 2500원씩 결산배당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2011년 4290억원(주당 7000원), 2012년 2454억원(주당 4000원)에 비해 대폭 축소된 것이다.
그간 높은 영업이익률을 자랑해왔던 포스코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사상 처음으로 10% 이하로 곤두박질치면서 배당규모 줄이기에 동참했다.
포스코는 보통주 1주당 6000원씩, 총 4635억원의 결산배당을 진행하기로 했다. 중간배당을 포함하면 올해 배당은 한 주당 8000원(배당금 총액 6180억원)으로 작년 배당이 주당 1만원(배당금 총액 772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20% 감소했다.
배당문제와 별도로 인수합병 이슈가 불거진 기업들이 있어 경영권 사수 문제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현재 팀스, 홈캐스트, KJ프리텍 등이 각각 3월 주총을 앞두고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율 확대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총시즌에서 제일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국민연금이 얼마나 의결권을 행사하는가 여부이다. 새 정부 출범 후 대기업과 총수일가의 경영에 강력한 제동장치로 국민연금이 이용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를 공약에 포함하는 등 국민연금의 의결권 강화에 지지를 표명했다.
또 지난 2011년 MB정부 시절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역시 국민연금이 대기업을 견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때문에 사업 분할‧합병 등을 추진하고 있는 회사들의 긴장감이 특히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연금이 9.25%의 지분율을 보유한 NHN은 게임 사업본부인 한게임을 인적 분할할 계획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연금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물적 분할을 통해 중간지주회사인 KX홀딩스를 설립할 예정인 CJ 역시 국민연금이 6.92%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이 2대 주주로 올라선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신한금융지주, SK하이닉스 등도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새정부 역시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 이번 주총시즌에서 국민연금의 향방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