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선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전체적으로 '아마추어가 한 것 같다'는 평가가 많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1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6명 내정을 끝으로 국무총리와 17개 부처 장관, 청와대 비서진 등 총 30명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책 추진의 전문성 확보에 강조점을 뒀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런지 불투명하고 오히려 국민통합이라는 측면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참여인사, 친박(친박근혜) 등 '한번 써본 사람을 계속 중용한다'는 것이 인사 기조의 큰 흐름을 이루면서 지역안배, 여성 인재 발탁, 시민사회단체 등 현장 전문가 배려에 있어서 모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주요 인선을 살펴보면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출신이 11명, 영남은 9명으로 전체 30명 중 67% 가량이 수도권과 영남에 편중돼 있다.
반면 호남 출신은 5명, 충청 4명, 강원 1명으로 상당한 지역적 편차를 드러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전문성이나 효율성, 친정체제 구축 등을 추구하다보니 대탕평 인사 기조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인사의 면면을 보면 박 당선인에게 쓴 소리를 할 사람이 없어서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역 안배를 염두에 둔 인사에서 능력 있는 인재가 기용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지역적 균형은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박 당선인은 51%라고 하는 과반을 조금 넘는 지지율로 당선이 된 것인데 반대 세력을 포용하려는 노력이 보여지지 않았던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나온 만큼 여성 인재들이 내각과 청와대에 대거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도 깨졌다.
박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여성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래 여성인재 10만 양성 프로젝트와 여성교수·교장 채용 쿼터제 등을 내놨지만 정작 조각(組閣 ) 및 청와대 참모진 인선 과정에서 여성의 진출이 너무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 인선에서 여성은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여성가족부 장관)과 윤진숙 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해양수산부 장관) 두 명 뿐이고 청와대 비서진에는 여성이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2명 이상의 여성 장관이 임명됐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여성장관 비율 확대 공약에 기대와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이번 인선 결과를 놓고 보면 박 당선인에게 공약 이행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여성가족부 장관에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이 지명된 것에 대해서는 "여성관련 활동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인물을 내정한 것은 우려스럽다"며 "여성가족부 장관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정책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그 특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와 노동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기 어려운 인선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당선인이 강조한 일자리 창출 등은 노동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 분야의 정책"이라며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나 고용노동부 장관 인선을 보면 약자보호나 노사분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노동관을 가진 인물로 보여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홍성준 투기자본감시센터 사무국장은 "장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으로 발탁된 인물들이 박 당선인이 공약한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복지 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해봤는지 의문"이라며 "대선 공약이 후퇴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다면 국민적 불신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